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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한국어’가 필요한 시대...식탁에서 한글을 배우다

자기소개·쇼핑, 반복되는 교재의 한계
문법 중심 넘어 살아 있는 언어 학습

 

최근 10년간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학습 수요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제는 대학 캠퍼스에서도 예전과 달리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어는 더 이상 일부 전공자만의 언어가 아닌 문화와 일상, 진로와 관심에 따라 스스로 찾아 배우는 언어가 되었다. 학습자의 국적과 학습 목적,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양해진 만큼 한국어 교육 역시 단순한 문법 지식의 전달을 넘어 실제 문화 경험과 연결되는 방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금은 변화한 학습자의 기대와 현실을 교육 내용과 교재 구성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시점이다.

 

K-Food, 눈과 입이 즐거운 한국어 박진환 - 권순지 지음
K-Food, 눈과 입이 즐거운 한국어

하지만 학교 현장의 수업을 돌아보면 여전히 익숙한 풍경이 반복된다. 문법 설명이 수업의 중심이 되고, 자기소개, 취미, 약속, 여행, 쇼핑 등 비슷한 주제가 교재와 강의실 안에서 되풀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기초를 다지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어 학습자가 많아지고 학습 목적도 다양해진 지금, 배우는 학생들뿐 아니라 실제 강단에 서는 교수자들 역시 반복되는 주제와 형식에 식상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강의실 안의 정형화된 표현만으로는 변화하는 학습자들의 요구와 실제 언어 환경을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확한 문법 전달을 넘어, 더 생생하고 실제적인 한국어, 더 풍부한 문화 맥락을 담아내는 교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나는 그 해답 가운데 하나를 음식에서 찾고 싶었다. 음식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이면서도 한국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 그리고 서로 어울리고 정을 나누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는가만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먹는가, 어떤 계절에 어떤 음식을 먹는가, 어떤 지역이 어떤 맛을 만들어 왔는가를 따라가다 보면 한국어는 단순한 말이나 표현을 넘어 생활과 문화를 함께 담고 있는 언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한국어 학습자가 한국어 학습에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바로 이런 살아 있는 주제와 만나야 한다.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하고 목적이 다양해지면서, 문법 중심 수업을 넘어 실제 문화 경험과 연결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이에 음식과 도시를 매개로 한국어와 생활문화를 함께 배우도록 구성한 『K-Food, 눈과 입이 즐거운 한국어』는 더 생생하고 확장된 한국어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하고 목적이 다양해지면서, 문법 중심 수업을 넘어 실제 문화 경험과 연결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이에 음식과 도시를 매개로 한국어와 생활문화를 함께 배우도록 구성한 『K-Food, 눈과 입이 즐거운 한국어』는 더 생생하고 확장된 한국어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K-Food, 눈과 입이 즐거운 한국어』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 교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은 ‘음식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국 음식에 담긴 생활문화와 한국어 표현을 함께 이해하도록 하였다. 음식을 둘러싼 예절, 일상, 정서, 문화적 배경 등을 살피면서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Part 2는 ‘음식과 도시’를 다룬다. 음식이 특정 지역과 도시의 역사, 환경, 사람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면서, 학습자들이 한국의 공간과 문화를 함께 이해하도록 하고자 했다. 음식은 한 나라의 문화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도시의 기억과 개성을 드러내는 표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음식이 단지 흥미로운 소재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일이었다. 음식은 읽기와 말하기, 어휘와 표현, 문화 이해와 비교 활동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훌륭한 매개가 될 수 있다. 학습자는 음식이라는 친숙한 주제를 통해 한국어를 보다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고, 교수자는 반복되는 수업의 틀을 조금 더 새롭고 풍성하게 바꿀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교재는 ‘맛있는 한국어’를 지향하는 동시에, 강의실 안의 학습 경험 자체를 조금 더 즐겁고 생생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일수록 한국어 교재는 더 다양하고 더 실제적이어야 한다. 정확한 문법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습자가 한국어를 통해 한국 사회와 문화를 만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의 한국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는다. 『K-Food, 눈과 입이 즐거운 한국어』는 그 길 위에서 작은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 책이다. 이 책이 배우는 이들에게는 한국어를 즐겁게 만나는 입구가 되고, 가르치는 이들에게는 강의실의 풍경을 조금 더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박진환 서경대 인성교양대학·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노어전공 주임교수
박진환 서경대 인성교양대학·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노어전공 주임교수

박진환

서경대 인성교양대학

·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노어전공 주임교수

 

<원문출처>

교수신문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202017(새 창 열림)